꽃이 지면 상수리나무의 어린 잎이 한꺼번에 자라기 시작한다. 꽃이
피는 동안에는 바람에 날린 꽃가루가 암술머리에 붙는 것을 방해하지
않으려고 기다렸던 것일까? 가지마다 갑자기 잎이 퍼지고 숲은 부드러운
초록빛으로 덮여 간다.
봄에 싹이 튼 도토리도 쑥쑥 줄기를 뻗어서
본잎을 펼친다. 겨울 동안에 장작으로 쓰기 위해서 베어내고 남은 상수리나무의
그루터기에서도 싹이 터서 줄기를 내고 잎을 펼친다. 이런 싹을 움이라고 한다.
 ▲ 초록빛 잎이 우거져 가는 상수리나무 숲. 이 무렵에는 날이 갈수록 새 잎이 많아져서 숲이 온통 밝은 초록빛으로 덮힌다. 여러 가지 풀과 고사리 따위도 자라기 시작한다. |
|
▼ 봄에
싹이 튼 도토리에서 줄기가 뻗어서 본잎이 나온다. 껍질
속에 보이는 것이 바로 뿌리와 줄기를 내는 데에 필요한
양분이 든 떡잎이다. 도토리는 떡잎을 땅위로 펼치지 않는다.
 |
▼ 상수리나무의
움.
싹도 자라면 이윽고 그루터기에서 나온 큰 나무가 된다.  |